가려운가요?
글·그림 | 김상철
가끔은 무심코 들은 노래 한 마디가
가슴 속 깊은 곳까지 파고들어 찡한 경우가 있습니다.
정데된 노랫말은 미처 정리되지 못했던
마음 속 깊은 곳의 은밀한 아픔까지도 오롯이 드러내곤 하지요.
임재범이라는 가수가 부른 <비상>이라는 노랫말입니다.
누구들 자신만의 하늘을 날고 싶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삶은 참으로 독하고 무서운 것에 쫓겨
제대로 한 번 펼쳐보지도 못한 날개는 점차 퇴화되어 흔적도 없어져
이제는 날개 없는 날짐승이 되어 버렸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자기만의 세계로 빠져들게 되는 순간이 있지
그렇지만 나는 제자리로 오지 못했어 되돌아 나오는 길을 모르니
너무 많은 생각과 너무 많은 걱정에 온통 내 자신을 가둬두었지
이젠 이런 내 모습 나조차 불안해 보여 어디부터 시작할지 몰라서
나도 세상에 나가고 싶어 당당히 내 꿈들을 보여줘야해
그토록 오랫동안 움츠렸던 날개 하늘로 더 넓게 펼쳐 보이며 날고 싶어
감당할 수 없어서 버려둔 그 모든 건 나를 기다리지 않고 떠났지
그렇게 많은 걸 잃었지만 후회는 없어 그래서 더 멀리 갈 수 있다면
상처받는 것보단 혼자를 택한 거지 고독이 꼭 나쁜 것은 아니야
외로움은 나에게 누구도 말하지 않을 소중한 걸 깨닫게 했으니까
이젠 세상에 나갈 수 있어 당당히 내 꿈들을 보여줄 거야
그토록 오랫동안 움츠렸던 날개 하늘로 더 넓게 펼쳐 보이며
다시 새롭게 시작할 거야 더 이상 아무것도 피하지 않아
이 세상 견뎌낼 그 힘이 돼 줄 거야 힘겨웠던 방황은
꿈이나 야망 같은 말들은 벌써 퇴색되고 망각되어 아스라하지만
가끔 문득 겨드랑이가 가려운 것은
어쩌면 아직도 어설프고 상처 입은 날개가 완전히 퇴화되어 사라지지 않고
내 마음 싶은 곳 어디에선가 가냘프게나마 퍼덕이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혹시 지금 겨드랑이가 가렵지 않으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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