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성공
글·그림 | 김상철
누군가 말했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면서 산다는 것은
이미 절반은 성공한 것이라고....
날마다 반복되는 피곤하고 곤궁한 삶과
끝날 것 같지 않은 작업의 여정에 날마다 시달려 지치는 일상에
성공이라는 말이 참 낯설고 또 낯설지만
돌이켜보면 붓을 들고 나선 이 길은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정녕 스스로 원하고 자청한 길이었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면서 산다는 것이 절반의 성공이라면
우리는 어쩌면 이미 절받은 성공한 셈입니다.
단지 그것을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일상이라는 삶의 구렁텅이에 빠져 아등바등 거리다가
제풀에 지쳐 주저앉은 것이나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말로만 하자면 참 쉽고 간단한 것인 것을
어쩌면 그렇게 모질고 거칠게만 살며 깨우치지 못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다른 이들이 그렇게 갈망하고 희구하는
성공의 반을 이미 거머쥐었는데도 말입니다.
물론 나머지 성공의 절반을 채운다는 것이
여간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익히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절반의 성공이라는 밑천이 있기에
이미 떠난 이 길을 그렇게 간단히 포기하거나 멈출 수 없는 것이겠지요.
사노라면 언젠가는 밝은 날도 오겠지
흐린 날도 날이 새면 해가 뜨지 않더냐
새파랗게 젊다는 게 한 밑천인데
쩨쩨하게 굴지 말고 가슴을 쫙펴라
내일은 해가 뜬다 내일은 해가 뜬다
그렇습니다.
어쩌면 아침이 오고 해가 뜬지도 잘 모를 반지하의 음습한 작업실에서
새파랗게 젊다 하기에는 이미 나이가 들어 밑천으로 삼기에도 민망한 몸에
세상에 주눅이 들어 한없이 오그라든 새가슴으로 숨죽이며 살아왔지만
적어도 쩨쩨하게 살지는 않지 않았습니까?
힘겨운 나의 행색 구름 걷히고 산뜻하게 맑은 날을 기다려 봅니다.
내일은 해가 뜬다 하지 않습니까!
적어도 절반은 성공하지 않았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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