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없는 것 맛있게 만들기
글·그림｜김상철 미술칼럼
곰발바닥
바다제비집
상어지느러미 등은 모두 유명한 요리 재료들입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은 그 자체로는 아무 맛도 없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들로 만든 요리는 미식가들이 손을 꼽는 유명한 것들입니다.
이렇게 아무 맛도 없는 재료들을 맛있는 요리로 만들어내는 것은
바로 요리사의 손맛이겠지요.
만약 재료가 가진 개성이 지나치게 강하면
요리사의 몫은 당연히 줄어들게 마련이겠지요.
또 재료가 맛을 지니지 못했다고 무조건 양념으로 맛을 낸다면
그것은 요리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양념을 먹는 꼴이 되고 말 것입니다.
소금을 가지고 짠 맛을 내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훌륭한 요리사는 소금을 쓰되 전혀 짠 맛을 느낄 수 없게 하여야 하겠지요.
흔히 말하는 간이 잘 맞았다고 하는 것이 바로 그런 것일 것입니다.
사실 하루하루의 일상이나 매일 마주치는 풍경은 언제나 그저 그렇습니다.
그것은 언제나 아주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이기에 주목할 것도 못됩니다.
그렇지만 작가는 그 가깝고 평범함 속에서 무엇인가 비범한 것을 찾아냅니다.
의미 없는 일상에서 의미를 찾아내고
스쳐 지나가는 풍경 속에서 영감을 발견합니다.
본래 그저 그런 것들은 이런 과정을 거쳐 예쑬로 탄생됩니다.
아마도 이런 것은 요리사나 화가나 모두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만약 아직도 맛있는 재료 찾기만을 고집하신다면
그것은 스스로의 독창적인 맛을 내는 요리사가 되리를 포기하는 것과 같지 않을까요?
그래서 무의미한 하루도, 또 스쳐지나가는 풍경도
모두가 소중하고 고마운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것을은 적어도 내 맛을 낼 수 있는 여지를 지니고 있는 것들이니까요.
문제는 단지 내가 그것들의 소중함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였거나
여전히 다른이의 양념 맛에 취해 조미료 병만 만지작거리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이 더욱 소중해지는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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